맨인블랙3가 개봉했다. 맨인블랙 시리즈는 그 특유의 코드 덕분에
지금까지 관심있게 지켜봐왔다.
사실 자의라기 보다는 케이블에서 주구장창 울궈먹은 사골가루마저
다시 한번 울궈내는 그 사골정신에 잠깐 잠깐 본적이 더 많을 것이다.
맨인블랙 시리즈의 최고 장점은 SF 설정의 참신함 그리고
개그의 조합이다. 당시 암울하고 어둡고 외계인이라고 하면
지구정복만을 꿈꾸는 전형적 외계인에서 벗어나서
바퀴벌레 외계인, 그리고 우리 근처에 많은 곳,
많은 사람이 외계인이라는 재밌는 설정 탓에 1을 재밌게
2는 조금 실망으로 본 영화였다.
그런 맨인블랙3가 개봉했다고 해서
할일도 없던 차에 에라 하고 눈이라도
호강하자는 생각으로 IMAX 3D로 티켓을 끊고
영화를 봤다.
맨인블랙은 나의 예상과 많이 달랐다.
3D는 예상외로 꽤 괜찮다.
지금까지 (몇개 보지는 않았지만) 봤던 3D중에서도
최고 수준 중에 하나다. 3D는 확실히 잘 만든 것 같다.
과도한 3D 효과 때문에 되도 않고 눈만 어지러운 것도 있고
효과가 너무 미미해서 이게 뭔가 싶기도 한 것이 있는데
맨인블랙은 그 중간에 타협을 잘 한 느낌이다.
맨인블랙을 기대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병맛
요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은 총에서 뿜어져 나오는 괴력이나
벌레들과 싸우는 모습 등 특유의 코드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번에는 병맛이 대폭으로 줄었다.
올해의 봄처럼 있는 듯 없는 듯 훅 지나간다.
대신 감동에 중점을 두었다.
어디 보니까 끝인가 새로운 시작인가라는 말도 어떤 블로거는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끝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게 돈이 얽혀있다보니 돈만 나온다면 또 찍어낼 수도 있겠으나
그럼에도 1,2,3편을 제작한 감독의 말에 의하면
1편과 2편의 간극이 5년, 2편과 3편의 간극이 10년이었으니
4편은 20년 후에 나온다는 다분히 헛소리같은 말을 듣자하니
이번이 역시나 이 시리즈에 끝이라는 결론에 가깝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맨인블랙이 병맛을 포기한 대신에 넣은 감동은
한 번은 괜찮지만 자주 쓸 수 없는 무기 같은 느낌
어짜피 이번이 마지막인지라 마무리 용으로 쓴 느낌이다.
더군다나 시리즈가 진행되면 한 번쯤은 해 먹는
프리퀄까지 쓴 마당에야 딱히 이제 할 말도 없다.
토미리 존스도 힘이 달려 보인다.
전체를 완전히 바꾸어서 제이나 케이말고
새로운 주인공을 등장시키는 방법, 스파이더맨처럼 아예 갈아 엎거나
(그나저나 스파이더맨 참 기대된다.)
옛날 만화 라무처럼 다음 대를 등장 시키는 수 밖에 별 도리도 없어 보인다.
그 보다는 이대로 시리즈를 종결 짓는게 여러모로
깔끔해 보이기는 하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병맛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여러모로 재밌는 영화다.
맨인블랙의 팬이라면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영원한 배우 토미리 존스의 마지막 분투를 봐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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