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작품과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을지,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와 독도 발언에 대해 알아보자.
무라카미 하루키 참 좋아하는 작가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상실의 시대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반딧불이 사라져 버린 뒤에도 그 빛의 흔적은 내 안에 오래오래 머물러 있었다.
눈을 감은 두터운 어둠 속을, 그 가녀린 엷은 빛은
마치 갈 곳을 잃은 영혼 처럼 언제까지나 방황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러한 어둠속에 몇 번이고 손을 뻗쳐 보았다. 손가락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다.
그 조그마한 빛은 언제나 나의 손가락이 닿을 듯 말 듯 안타까운 거리에 있었다.
1부를 마무리 하는 듯한 상실의 시대의 이 부분을 특히 좋아한다.
노르웨이의 숲이라고 불러야 하나 상실의 시대라고 불러야하나
어쨌건 노르웨이의 숲이자 상실의 시대는 무라카미 하루키 자신이 발표한
반딧불이라는 단편소설을 장편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영화로도 나온 상실의 시대
하루키의 작품 중에는 종종 이렇게 자신이 썼던 단편을
장편화해서 만든 작품들이 존재한다.
90년대에는 하루키 풍의 소설로 데뷔하는
작가들이 넘쳐났고 어느 순간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부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져갔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는 90년대
전체를 관통했다시피 한 소설이였다.
이제 하루키 풍으로 데뷔한 작가들도
중진의 경지에 올라설 정도로 시간도 지났다.
그리고 더 이상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핫'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의 책은 오래도록 보존되는 냉동의 경지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부정하고 깊이가 없다고
비판하는 많은 시선도 이제는 다 퇴색하고
오래된 스테디 셀러로서
서점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한 때 열병처럼 앓았던 하루키 사랑도
어느 순간 나이를 먹고 시대가 바뀌면서 한 풀 꺾였다.
그러나 레슬리 피들러(Leslie A. Fiedler)가 말한 중간소설과 같은 예를 들며
하루키 작품을 폄하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그런 하루키에 대한 부정을 완전하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모든 메가 히트에는 결국 시대 정신을 꿰뚫는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런면에서 상실의 시대의 세계적 성공도
고독한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가 그 시대
사람들에게 너무나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키도록 했기 때문일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 노벨상을 받는다는 소리가 있었고
실제로 그의 작품이 후보에까지 올랐지만 상을 받지는 못했다.
노벨 문학상이 완전히 개인으로서 받는 상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당분간은 동양인인 그는 받기가 힘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노벨상에 대해서 하루키 개인에게는 좀 아쉬울 듯하다.
사실 무라카미 하루키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바로 에세이에 있다.
자신의 글에서도 에세이 쓰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하루키를 좋아하는 많은 독자들이 에세이에 반응이 좋아
쓰고 있다고 하는 글을 본적이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하루키는 마라톤 매니아다.
마라톤을 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는 요즘 말하는 '힐링'이나
대단한 정신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인생의 소소한 행복을
잘 캐치하고 있는 것 같아 좋은 느낌이다.
특히 하루키는 전 세계를 노마드나 방랑자,
우리식 표현으로 역마살이 낀 사람처럼 돌아다니기 때문에
세상 여러곳의 모습을 담아내는 글의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스나 터키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 일대에서 보스턴에서 머문적도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얼마전 독도에 관해 쓴 에세이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잠시 무라카미 하루키의 독도와 센카쿠 열도 혹은 댜오위다오 등의
영토 분쟁에 관한 에세이를 보자.
하루키는 영토분쟁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과격한 반응들은
“값싼 술을 마신 뒤의 취기어린 행동에 가깝다”고 했다.
“술에 취하면 사고가 혼란스러워지고 더 난폭해져 잔인한 행동을 한다.
논리는 단순하고 자기반복적이 된다”
하루가 지나면 물론 취기는 사라지지만 남는 것은 ‘두통’뿐
하루키는 “히틀러의 시대에도 잃어버린 영토를 회복하기 위한
정권 기초를 다졌지만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알고 있다.
정치인과 논객들은 갈등을 넘어 국민감정을 부추기는 데에 끝나지만
그로 인해 상처를 입는 것은 개별인간”이라는 생각이었다.
지금 서점에 가면 일본 소설을 엄청나게 많이 볼 수 있다.
가히 일본 침공이라고 할 정도로 일본 소설과 일본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오쿠다 히데오 사실 그들보다야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훨씬 낫지 않을까하는 개인적인 편견도 있다.
가을에서 겨울이 오는 지금 시절이
딱 하루키의 느낌과 비슷한 계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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