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멸망보고서를 네이버에 검색하면 베스트 리뷰 제목이 굉장히 자극적이다.
이런 쓰레기 영화는 처음이다.
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리뷰는 이 영화에 대한 원한과도 같은 한을
쏟아 낸다. 안다. 이해한다. 그 마음.
아마도 극장까지 찾아가는 수고, 누군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리라는 기대
그리고 결정적으로 열심히 힘들게 번 돈 모두를 날린 사람이라면
자신의 기대가 무너진 한을 그렇게 표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물을 지각하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없듯이 (대강 인류멸망보고서에 나온 대사를 차용해봤다.)
이 영화도 좋게 본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렇게 나쁘게 보지는 않았다.
나쁜 점은 뚜렷하다. 인류멸망보고서에 출연하는 출연진은 화려한 편이다.
류승범, 배두나, 김민선, 고준희, 김강우, 송새벽, 진지희 등
그 면면이 화려하다. 그러나 그에 비해 연기력은 솔직히 실망스러운 편이다.
또한 옴니버스라는 점이 사람들 기대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한편의 잘 만들어진 2시간 동안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가는 대체로 갖고 있는
영화라는 매체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더 안 좋게 봤을 수도 있다.
그리고 스토리도 어떤 사람에게는 참신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 멍멍이 없을 수도 있다.
리뷰에 댓글에는 인류멸망보고서에 제작비가 50억이라고,
그래서 수십억 들여서 실패하면 안되는 거라고
독립영화나 예술영화가 아니라는 말을 하는데
뭐, 우리나라에 많은 회장님들이 그냥 심심해서 50억 정도
자신이 흥미있는 것에 돈 쓰다가 날려먹을 수도 있는거고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라고 900억을 쓰는 모 부자님도 있는데 뭐...)
이 제작사도 50억 까짓 날려먹어보자 생각할 수도 있는거다.
뭐 거기에 제작비가 많으면 날려 먹으면 안된다는
생각은 지나친 걱정이 아닌가 싶다.
날려 먹는 말든 제 사정이지.
그리고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는 날려먹어도 되나
어떤 사람들은 독립영화를 만들면서도 정말
수익이 좋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도
걔중에 있을 수 있다.
어쨌건 그래서 이게 정말 다시 없을 쓰레기 영화인가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많은 진짜 쓰레기 영화들을 봤었는데
사실 이것에 비하면 양반인 것도 있다.
그렇다고 똥묻은개가 겨묻은게 나무라는 심정으로
더 쓰레기 같은 영화가 있다고 인류멸망보고서를 까느냐라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물론 한국 좀비물이나 SF물의 새로운 시도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개소리는 내가 좀비물의 팬이 아닌지라
그닥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새로운 생각만큼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7광구라는 곳에 괴물이 나타났다는 것에 100억 쓴 것보다는
(그것도 극악의 평을 들을 정도로 완성도도 떨어졌다,)
로봇이 각성해서 부처가 되었다 쪽이
훨씬 세련된 미래에 대한 묘사가 아닌가 싶다.
(가능성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다. 또한
이 세련됨의 기준은 지극히 내가 생각하는 바에 기인한다.)
또 쇼핑몰에 주문했는데 지구로 날라와서 지구 멸망이라는
대단히 황당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참신성은 있다.
멋진 신세계 류승범이 등장하는 이 편에서
지구는 바이러스에 물들어가는데 하나의당에 대한 비난만
이어지는 정치권에 대한 풍자와 봉준호 감독의 특별출연은
그 나름대로 재밌는 요소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내가 이 영화를 감싸는 것은 아니다. 칭찬하는 것도 아니다.
극장가서 시간 날리고 돈 날린 후라면 나도 키보드 워리어로 변신해서
인류멸망보고서가 아니라 임성필 멸망보고서나 써라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이런 쓰레기 영화는 처음이다란 평을 들을 정도냐고 한다면
난 단호하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지 못했다. 조금 허접한 영화 정도라면 타협 가능할 것 같다.
인류멸망보고서가 SF멸망 보고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어쨌건 막상 투자한 영화사에서
50억을 날렸으니 웬만해선 같은 영화사가 다시 SF에 발을 들여 놓기는 힘들 것이다.
남 걱정은 이쯤에서 그만하고 이 까지도 칭찬도 안한 애매하고 오묘한 리뷰는 여기까지.
뭐 결론이라고 할 것 같으면 인류멸망보고서의 제작비가 50억이라고 생각하면 실망이다.
케이블 TV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면 대 만족할 정도라고 정리하고 끝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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