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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

[미스터고] 본격 동물학대 고발영화


※꽤 많은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눈물없인 볼 수 없는 슬픈 이야기, 미스터고>



미스터고에서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고릴라가 야구하는 것이 아니다.
고릴라의 엄청난 학대를 우리는 끝까지 보고 분노해야한다.

타고난 동물애호가인 나는 길가는 개 한마리라도 만나면
주머니에 있는 먹거리를 나눠주는데 
한치의 망설임도 없다.

개란 얼마나 귀여운 생명체인가
그리고 세상에 모든 동물들은 얼마나 
귀엽고 생명 그 자체로서 존중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역시 [미스터고]에서 등장하는 고릴라 또한
웨이웨이의 반려동물이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형제와 다름없는 관계임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영화가 고발하는 장면들의 이면을
눈을 똑똑히 뜨고 봐야한다.

어찌보면 고릴라와 소녀의 사랑스러운 이야기인줄 알고
시작하지만 [마음이]에서 나오는 동물과 인간의 
교감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이 영화 [미스터고]는 본격 고발 
르포 영화 격이기 때문이다.


<잔혹하기 짝이 없는 웨이웨이, 공포의 채찍을 휘두른다.>

마치 그림형제의 동화가 한꺼풀 벗겼을 때
참혹함이 도저히 아이가 볼 수 없는 수준의 
그것이라면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어렸을 때는 아무렇지 않게 봤던 
빨간구두, 혹은 신데렐라 등이 사실은
엄청나게 잔인한 이야기였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리고 우리는 가족, 아동영화로
포장된 이 영화 또한 그 범주에 집어 넣어야한다.

채찍을 휘둘러대는 웨이웨이는 잔혹하기 그지없다.
악랄하게 돈을 위해서 고릴라를 부리는데 
잠시의 망설임도 가지지 않는다.

짐칸에 갇혀 한국까지 오느라 
뻐근한 어깨를 달래려 잠시 자신의 
가슴을 두들겨대던 고릴라를 윽박지르는건 시작일 뿐이다.


<주인을 잘못 만난 고릴라의 아픈 이야기, 

간교한 웨이웨이의 눈빛과

잔뜩 쫄아 있는 고릴라의 슬픈 눈빛을 보라>


그 이후 틈만 내면 화내고 다그치기를 그치지 않는다.
고릴라가 아파서 배트를 휘두르지 못할 때도
고릴라의 걱정보다는 돈 걱정이 앞서는 악인들이 넘쳐난다.

병상에 누워 있을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
유일하게 고릴라를 걱정해주는 것은 선한 마음을 가진
의사 양반 밖에 없다.

<허준>에서 유의태가 말했듯 역시 
의원은 그 심성부터 되어야 하거늘 
이 의사는 심성은 하나만큼은 인정할만 하다.

의사가 마지못해 준 모르핀도 
고릴라가 쓰러진다면 지체 없이 
주사해버릴 분위기를 풍기는 것을 보면
고릴라가 하필 왜 이곳으로 입양되었는지 
심히 분개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주인을 위해 먹고 싶은 바나나까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는 충심스런 고릴라 미스터고>


다 쓰러져가던 고릴라가 혼신의 힘을 다해
(우리는 이것을 투혼이라 부른다.)
주인을 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치이야기의 하치 못지 않은 
주인 사랑의 댓가는 마지막 장면에서 
철저하게 배신당한다.




감자 몇알, 그 큰 고릴라가 
얼마나 배고팠으면 충심으로 모셨던
주인의 감자를 빼았아 먹었을까.

그렇다면 당연스럽게도 안타깝게 여기고
오히려 더 주는 것이 인지상정일테지만,
주인을 구하고 돈도 벌어다준 
미스터고에게 감자 몇알 먹었다고 
온갖 구박을 다 하는 모습에 난 결국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왜 미스터고에서는 야구가 실종되었는가,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고로 이것이 야구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야구영화는 커녕 
본격 동물학대 고발영화이기 때문에
그 주제의식을 강조하기 위해서 
과감하게 야구를 배제한 것이다.



이제 감독의 마음에서 흥행히고 뭐고
이 불쌍한 고릴라 이야기를 
전 세계 만방, 
특히 전 세계 인구 올타임 NO.1인
중국에 전파해 중국에서 고생하는
수 많은 반려동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든 본격 동물학대 고발영화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에 
야구를 바라는 일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오히려 재미가 없다고 욕하던 사람들은
반성하고 눈물을 흘리며 집에 돌아가는 길에
도둑 고양이에게 먹이라도 던져줘라.


만약 아직 미스터고를 보지 않았다면
볼 필요도 없이 그냥 TV동물농장을 보면 된다.




도저히 일요일 오전에 시간이 안되는
바쁜 현대인에게 언제나 볼 수 있는
영화로 제작한 것이 제작자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리뷰를 마치며
흥행따윈 필요없어를 외치고
장대하게 생명중시사상에 대해 설파하신
김용화 감독에게 한 사람의 동물애호가로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