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다,
알고 있으면서도 안타깝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영화,
투자 받은 것 자체가 신기하다.
아마도 그런 이유로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충무로 영화판의
전가의 보도에다가 자신의 색깔을
입힐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추측이 가능한 근거는 대개의 입봉감독의 권한이란 것에 대한
추측을 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다른 한 가지 근거는 전반부의 내용과 후반부의 내용이 같은 감독이 아니라
두 명의 감독이 각자 따로 찍고 합친 듯한 상이한 분위기에 있다.)
처음부터 계획도시는 비교적 쉬우나
재개발을 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어렵다.
비유가 별로다.
뭐 이해했으리라 믿고 그렇기에 처음부터 중반까지
미친듯한 매력을 뽐내던 영화는 결국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성과 공식에
그 매력을 잡아먹히게 된다.
결국 영화는 자신이 올려놓은
기대치만큼의 결말을 보여주며 실망감을 안겨준다.
마치 마라톤 경기에서 선두그룹 보다 한참 앞서가는
케냐 마라톤 선수가 30KM 넘어가면서 부터
저 뒤로 처지듯 뒤로, 뒤로 쳐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뚜렷한 아쉬움, 그리고 뚜렷히 보이는 희망
이 영화는 같은 시기에 등장한 코믹/드라마 영화인
7번 방의 선물과는 정반대에 있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영화가 바로 7번방의 선물과 같은 부류이다.
이미 포스터를 보고 영화관에 입장하는 관객의 발 밑에
감독은 최루탄을 터트려 놓는다.
눈물을 짜고 싶어 표를 예매하고
우리는 시놉을 보고 오히려 그 전형성을 담보로 영화를 보러간다.
그러나 이 영화는 다르다.
오히려 기존 영화 중 비슷한 영화를 꼽아보라고 할 때
비슷한 영화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전반기 부분 한해서다.)
그러한 B급 영화의 키치적이며, 반대중적인 느낌의 태생이
오히려 완벽한 대중오락영화를 만들뻔했다.
전반기에 완벽하리만한 운영은 가히 감독 데뷔작
최고 영화라는 타이틀을 선사할 뻔 했다.
그러나 헐리우드에서도 리들리 스콧되는 정도의 감독도
영화에 투자된 금액 전부의 전권을 행사했을 때,
그 자체로 화제에 올랐듯이
이제 막 입봉한 감독의 권한이란 말에 무엇하랴.
끝으로
우리나라는 특히나 전형적인
기존 문법을 답습하는 영화가 많고,
오히려 그런 영화를 장려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특색 있는 영화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헐리우드에서 로드트립이 엄청난
순 이익율을 보여준 결과
그 이후 많은 작지만 특색있는 영화에
투자가 많았다고 한다.
이 영화가 헐리우드의 로드트립처럼
우리나라에서 B급 영화에 투자를 이끄는
첫 발자국이 되길 바란다.
아무쪼록 이원석 감독의 첫 영화로
재밌고, 행복했던 심야였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이 영화의 감독이 원했던대로
끝까지 끌고간 디렉터즈 컷이 나왔으면 하지만
손익분기점은 넘겼어야 이런 바람도 희망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남자사용설명서의 리뷰를 꼭 써보고 싶었던 이유는,
오랜만에 영화 리뷰를 쓰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어쨌거나 감독 데뷔작 중에서 이정도의 결과물을 보여준
감독은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글의 결이 매우 울퉁불퉁하다.
정리도 되지 않고 뒤죽박죽이다.
그럼에도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 있다면 매우 감사하고
꼭 굿 다운로더로 돈주고 다운받아 봤음 좋겠다.
Ps. 이 글은 나도 수습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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