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봉은 없다 법봉은 없다

법정 드라마나 형사드라마 같은데서 범인을 감옥에 보내거나 

변호사가 누명을 쓴 변호인을 변호하는 장면을 다시 보자.

즉 법원이 있고 판사가 있는 장면에서 꼭 나오는 장면이 있다.

바로 판사봉을 두드리는 법관의 모습.

그 드높은 자리 위에서 어떤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판결 내릴 때 마지막 말 끝에 두드리는 판사봉은

법원 권위의 상징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판사봉은 없다.

아니 뭐라구? 외국 영화나 외국 드라마 

그 미드 같은데서도 마구 두드려대는 그 법봉이 없다고??

이렇게 항변해도 우리나라에는 법봉이 없다.

다른 나라에는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

왜 우리나라에는 판사봉이 없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뭐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있던 것이 없어진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법원이 처음 만들어지던 때부터 법봉은 없었다.

판사들도 판사봉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글을 본적이 있지만

판사봉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반대로 판사봉을 두들기고 그러는 것이 법원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법원은 말 그대로 가장 큰 권위가 부여되어야 하는 곳인데 

오히려 법원 자체가 아니라 상징물에 불과한 

법봉이 그러한 권위를 부여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뭐 이말도 옳고 저말도 옳다는 황희 정승의 말처럼

누구 말도 다 맞지만 어쨌건 법원이 생길 때부터 없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판사봉이나 법봉 (무슨 용어로 통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를 등장시키는 것도 역시 법원의 강렬한 상징과도 같은 판사봉이 없으면 허전해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