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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의 첫 토익 시험기


나의 첫 토익 시험기를 소개한다.


본격 토익 시험기 


토익을 말해본다. 





토익을 접수했다. 원한 것은 절대 아니고 누구나 그렇듯 

타율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시험이 바로 토익이다.


누구나 처음이 어색하듯 나의 첫 토익도 어색했다.


YBM 사이트에서 접수를 하고 토익 시험장은 역시 집근처로 정했다.





전날까지 공부량이 너무 미진하여 걱정도 되긴 하였지만 

어쩌나 이미 시험은 내일인것을

시험 입실 시간이 9시 20분인 것을 대비하여 일찍 일어나서 밥도 먹고

나갈 준비를 한 다음 도착해보니 9시 정도가 되었다.



그때 토익을 매달 2년째 보고 있는 

자칭 타칭 소위 토익 전문가에게 전화를 거니 아직도 꿈나라였다.




'왜 정신을 못차리고 있니'라고 물으며 '09시 20분까지 입실인데?'라고 하자

토익 전문가는 "아 XX 9시 50분 전에만 들어가면 된다고~" 하면서 

나에게 잠투정을 부리며 짜증만 안겨줬다.


나는 다시 시무룩해져서 에라이 하며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먹으려고 

무심코 칸타타를 집어 들고 '이 깡통하나 얼마나 하겠어'라는 생각으로

1000원을 내밀었지만 1100원이었다



이때라도 오늘의 일진이 꼬였다는 것을 깨달았어야 하는데...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입구에 이름과 생년월일로 

자신의 고사장이 표시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내 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시험장으로 9시 20분에 진입하니 토익 전문가의 말과는 달리

이미 수험생들로 꽉 차있는 실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컴퓨터용 싸인펜 (일명 컴싸)를 준비해왔지만

토익은 연필로 보는 것이라는 충격적 제보.



어쩔 수 없이 앞에 있는 여자분에게 구걸했지만

두 자루가 있는 것이 뻔히 보이면서도 안 빌려줘서 Fail



다음 옆에 아저씨가 세 자루나 갖고 있어서

빌려달라고 했더니 시원하게 빌려줘서 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시험이 시작되었다.


듣기 디렉션이 들리면서

어디서 주워들은 것은 있으니 

열심히 뒤쪽을 펼쳐서 풀어제끼기 시작했다.



흠, 뭔말인지 모르겠지만 

대충 말 되는 것들로 골라잡기 시작하고 

디렉션이 끝날 때쯤 다시 앞으로 돌아왔다.



듣기는 꽤 쉬운 편이었다.



11월 25일에 치뤄진 토익이 쉬웠다는 말이 

들리는 것을 보면 정말 쉬웠던 듯하다.



특히 열심히 연습한 파트 1, 2는 

꽤 맞춘다는 느낌이 나 스스로 들 정도.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듣기를 하고 있는데

처음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지금 이렇게 다시 정리하고 있자니

그 냄새가 떠올라, 아직도 내 코끝에 맺혀 있는 듯한 그 냄새.



숙변이 잔뜩 쌓인듯한 그 냄새

그 고약한 냄새

리스닝의 중요 포인트마다 뿜어져 나오는 그 냄새

욱하는 마음에 욕이 나오던 그때가 떠올랐다.





악독하기 짝이 없는 방귀를 앞 사람이 

사정 없이 뀌어대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이 아득해지며 

집중을 할 수 없고 코를 움켜쥘 수 밖에 없는

악독함이었다.



참아보려고 해도 집중하려고 해도

시시각각 그 냄새는 나를 조여왔다.





어쨌건 리스닝이 끝나고 겨우

한 숨 돌린 시점에도 

리딩을 하는 중간에도 이제는 한 박자씩 

쉬면서 방귀를 몰아 뀌어댔다.



나는 일부러 들리라는 듯이

'아 진짜 XX' 라든지

'좀 작작 좀 해라' 라는 등의 말을 했지만

앞에 있던 그녀는 나를 비웃듯

더욱 독한 냄새로 나를 반겨줬다.



그리고 마지막 10분이 남고 10문제가 

남은 시점부터 마킹을 들어갔는데

이 10분동안 마지막 최선을 다하듯

방귀 협주곡의 절정도 도달했다.



그런데 이걸 어디다 하소연할데도 없는 것이

앞 사람과 나는 밀착되어 있지만

뒤에는 사람이 없이 비었기 때문에

오로지 나만을 위한 협주곡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정말 10문제를 푸는 것도 포기하고

2~3문제 깔짝 거리다 

그 시험장을 도망 나오듯 빠져나왔다.




그리고 시험지를 걷을 때 

주민등록번호를 슬쩍 보니 82년생이었다.



82년생 누님. 토익 보는데

방귀가 웬말입니까... 



뒷 사람도 배려하는 아름다운 토익 시험 문화 정착시킵시다.



냄새가 악독하다 악독하다 말만 들었지 이정도로 악독할지는 생각도 못했다.


잠깐만~ 우리 이제 한 번 해봐요~

사랑을 나눠요~



PS. 근데 토익 점수 몇 점이나 나오려나

은근히 궁금해지는데 돈벌레 ETS는 하는 것도 없이

시험 점수만 더럽게 늦게 공개하네